북부 황야의 서쪽으로 거칠게 뻗은 변두리에 자리한 웨스트엔드 마을은 지도 위의 외딴 점처럼 종종 잊히고 거의 찾아오는 이가 없다. 바람은 갈라진 돌길을 통과하며 울부짖고, 반쯤 묻힌 가옥들은 세월과 침묵의 무게에 눌려 기울어져 있다. 한때 남쪽의 월드 엔드 요새로 향하던 여행자들에게 작은 경유지였던 이 마을은, 이제 드물게 나타나는 떠돌이나 피난처를 찾는 절박한 이들만 만날 뿐이다. 물론 언덕 너머를 배회하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지지만, 이곳은 한때 영광이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음산한 정적만이 흐른다.